축구를 좋아하는 포천 사람들의 진정한 축구단, 포천시민축구단

편집부(admin@poga.or.kr) Date : 2024-10-09 11:45

포천 사람들은 축구를 무척 좋아한다. 대한민국 전체가 좋아하긴 하지만 포천사람 사람들이 유난히 축구를 좋아하여 모임도 많고, 동호회도 많다. 사실 축구는 무척 격렬하고, 위험한 운동이다. 내 트랙을 달려가기만 하는 육상에서도 부딪치고 넘어지면서 다치는 일이 빈번한데 서로 공 하나를 차지하겠다고 달리고, 밀고, 부딪치는 몸싸움이 일상인 축구는 어쩌면 전투와도 같은 운동경기라 하겠다. 

그래서 의사들은 절대 나이 먹고 축구를 하지 말라고 말린다. 걸어가다 넘어져도 다칠 나이인데 달리다가 넘어지거나 부딪치면 큰 부상을 입기 때문이다. 실제 축구하다가 인대가 끊어졌다거나 다리가 부러졌다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하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런 위험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서 공을 차며 달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건강에도 좋다는 믿음이 있다. 



축구 좋아하는 포천사람의 가슴에 있는 진정한 축구단은 말할 것도 없이 포천시민축구단이다. 축구단의 이름에서부터 다른 수식어 없이 그냥 포천시민의 축구단이라는 명칭이 직관적으로 사용되었다. 요즘 유행하는 무슨 무슨 FC라는 고상한 문구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명료한 축구단 명칭이 포천과 이상하게 잘 어울린다. 

포천시민축구단은 2008년 1월 18일 창단되었다. 당연히 포천시를 연고로 하며 포천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현재 K3리그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세미프로구단이라 할 수 있다. 2009년 반짝 우승을 차지한 후 2012년, 2013년, 2014년, 2016년, 2017년 내리 우승을 차지했다. K3리그 6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것이다. 2011년 FA 컵에서는 32강, 2014년 FA컵에서는 아깝게 삼성에 패했지만 16강에 진출하는 등 K3리그 팀 중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실력 때문에 한 때 K2리그로 올라가 정식 프로리그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특히 2017년 K3리그 어드밴스에서 우승 후 처음으로 열린 경기컵 대회에서 K리그 챌린지의 수원 FC를 1:0으로 이기는 기염을 토한 적도 있다. 안양과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5:4로 이겨 경기컵 초대 우승팀이 되기도 했다. 



포천시민축구단이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참여한 프로구단의 선수들의 역할이 한 몫을 했다. 이들이 사회복무근무를 포천에서 하면서 리그에 참여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탁월한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포천시민축구단이 2020시즌에는 K3리그가 아닌 K4리그에 참가하게 되었다. 리그 재편과 함께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인 선수들이 K4리그 소속으로만 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천시민축구단은 2021년 K4리그에서 우승을 확정지으며 차기 시즌인 2022년에 K3리그로의 승격이 확정되었다. 통합 K3리그 출범 후 첫 진출인 셈이다. 

2024년 현재 포천시민축구단은 K3에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성적은 그닥 좋지 않다. 9월 말 기준 16개 팀 중 13위에 머물고 있다. 패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무승부로 승리를 얻지 못해 나타난 성적이다. 포천시민축구단은 올 해 단 4승만을 기록하고 있다. 



추석이 지나고 처음 맞이한 지난 경기에서는 리그 최하위인 대구FC를 만나 1:1로 비기고 말았다. 승점을 챙기기는 했지만 승수를 올리지 못한 것이 뼈아픈 경기였다. 

올 해 K3리그는 각 구단이 원장과 홈경기 등 2차례씩 맞붙어 경기를 치른다. 최 하위팀은 K4리그로 강등되며 하위 2개 팀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한 현재 실질적으로 포천시민축구단은 올 해 리그 우승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며 하위 팀들과 얽히지 말아야 한다. K3리그는 하위 리그로의 강등은 되지만, 잘한 팀이 K2 리그로 승급되지는 않는다. 원래는 K3리그도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챔피언 십 경기를 했었다. 하지만 2022년 월드컵 개최 때문에 정규 리그 순위만으로 우승팀을 가리게 되면서 실질적으로 챔피언 십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포천시민축구단이 올 해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지는 못하지만, 경기장을 찾는 시민들은 여전히 뜨거운 응원의 함성을 보내주고 있다. 그렇지만 대조적으로 2021년 K3리그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그 해 FA컵에서 포천시민축구단을 0:2로 이긴 양주시민축구단은 실질적으로 사라져 버렸다. 포천과 양주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2024년 양주시 의회에서 양주시민축구단 예산 5억 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양주시민축구단은 실질적으로 축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여파로 올 해 K3리그에서 양주는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양주시민축구단의 인수를 희망하는 (주)빅코리아이엔씨와 구단 인수에 관한 협상을 벌이기도 했지만, 최종 결렬되기도 했다. 양주시민축구단은 자체적으로 운영을 위한 노력을 하여 독립구단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승인이 있어야겠지만, 스스로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독립구단을 참가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목표대로 된다면 내년 시즌에는 다시 양주시민축구단을 볼 수도 있다. 

양주시에서 양주시민축구단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전년도에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하위리그로 강등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원은 넉넉하게 하지 않으면서 성적이 좋지 않다고 감독과 선수들만 몰아붙인다면 과연 그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을까? 대개 운동구단은 얼마나 지원을 잘 해주느냐에 따라 성적이 오락가락한다. 올 해 포천시민축구단의 성적이 좋지 못한 것이 혹 우리의 지원의 부족하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물론 금전적인 지원만이 팀의 성적을 올리는 길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지원이 넉넉한 팀이 우승은 아니어도 늘 좋은 성적을 올리는 상위 팀에 랭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는 포천시민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포천시민축구단의 활동에 참여하는가도 좋은 성적을 올리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