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전성시대, 포천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어떨까?

손학선 기자(admin@poga.or.kr) Date : 2024-10-02 10:22

kb경영연구소의 2023년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반려가구)는 552만 가구로 우리 국민 전체의 25.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반려동물 등록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전국 20~6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나타난 수치이다. 가장 흔한 동물은 당연히 개와 고양이지만 금붕어와 거북이, 조류, 파충류 등 다양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으로 응답했다. 

이 통계를 바탕으로 추정해 보면 우리나라 인구 중 약 1,200만 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지역별로는 약 130만 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가 가장 많은 반려동물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서울로 약 110만 가구로 추정된다. 인천의 추정치인 약 33만 가구까지 고려하면 수도권에만 반려동물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런 통계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는 요즘 길거리에서 너무나 쉽게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실 어린아이들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보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나온 사람이 더 많아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식구처럼 생각하며 친밀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의 통계를 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매년 꾸준히 늘기는 했지만 매년 증가율은 10%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지난 코로나 시절인 2022년에는 무려 18%나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어렵다는 코로나 시기 사람들은 대면을 줄이고, 대신 그 허전함을 집에 있는 반려동물을 통해 어느 정도 상쇄하고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려동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개다. 반려동물 중 71%가 개라는 것이 통계로 확인되었다. 다음은 고양이로 27% 정도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전체 반려동물의 90%가 개와 고양이라는 말이 된다. 즉, 반려동물하면 대부분 개이고, 개와 고양이를 합한 수치가 우리나라 전체 반려동물 중 대부분이라 봐도 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런 비율을 숫자로 표현하면 반려동물로 기르고 있는 개는 약 473만 마리이고, 고양이는 239만 마리 정도가 된다. 둘을 합친 수는 무려 700만 마리 정도로 우리나라 인구의 1/7 정도에 해당하는 반려개와 고양이가 이 땅에서 살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른 반려동물은 동반하여 함께 지내는 동물로 개와 고양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한 동물을 말하고, ‘동물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개, 고양이와 함께 토끼, 페렛, 기니피그, 햄스터도 반려동물에 포함된다. ‘동물보호법’에서는 동물의 보호와 유실, 유기 방지, 질병의 관리, 공중위생상의 위해방지 등을 위해 ‘등록대상동물’이라 규정하고 있는데 동법 시행령에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월령 2개월 이상의 개’로 규정하고 있어 등록대상 동물은 개로 한정된 것을 볼 수 있다. 지자체에서 조성한 반려동물 관련 공공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는 동물은 등록된 동물이라고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지자체의 공공 공간은 개들을 위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관련 공공 공간의 조성은 2023년 8월 기준, ‘공원녹지법’에 근거한 동물놀이터, 동물공원 등으로 총 123개소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런 공간은 반려동물을 오프리시(목줄없이 돌아다니는)가 가능한 공간이라는 것이지 반려동물만 이용 가능한 공간은 아니다. 공공 조성 공간이 제일 많은 곳은 역시 경기도이다. 경기도에는 39개소가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주나 세종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공공 시설물과 별도로 민간의 반려동물 카페 같은 휴게음식점도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 카페나 음식점에 노키즈 존, 노 애견존 같은 제약을 가하는 곳이 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반려동물 가족들은 일반손님들에게 방해 되지 않으면서 반려동물과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일부러 애견카페 같은 곳을 찾게 된다. 보통 애견카페는 도심 한복판에 생기는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지만, 이젠 규모를 크게 하여 외곽에 더 많이 생기는 분위기다. 

반려동물 카페는 일반적인 휴게음식점보다 설립 요건이 까다롭다. 개정된 동물보호법의 규정에 따라 식품영업신고증, 동물전시업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일 애견호텔이나 강아지놀이방 등을 함께 운영하고자 한다면 동물 위탁관리업도 신청해야 한다. 반려견들을 위한 간식을 만들어 판매하려면 단미사료제조업 등록도 해야 하는 등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많다. 애견카페는 개들이 목줄을 풀고 맘 놓고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동물 전문가가 관리를 해 주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이런 준비까지 한 곳이 많기 않기 때문에 오히려 애견카페에 갔다가 곤란한 일이 생길 수 있어 반려동물 주인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 카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얼마 전 포천시가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수의 애견카페가 있는 도시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도심에 있는 애견카페와 달리 외곽에 있는 카페들은 규모가 크고, 싱그러운 자연을 바로 옆에서 접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포천에는 유명 애견카페 20곳이 리스트 업이 될 정도로 전역에 걸쳐 많은 곳에서 반려동물 카페들이 성업 중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보면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반려동물이 가족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고, 이들이 휴식을 위해 비용과 시간을 들여 포천에 많은 반려동물 카페를 찾는다면, 반려동물과 관련된 산업은 이미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반려동물과 주인을 위한 단순 서비스만이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아이템들이 모두 전망이 좋은 사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반려동물신문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67%에 달하는 미국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지출이 연간 1000억 달러(약 127조원) 규모를 넘어선다고 한다. 반려동물의 용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e-커머스 기업 츄이(Chewy)의 주가는 두 배가 넘게 치솟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도 전체 반려동물 시장을 약 4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펫 푸드가 약 1조 6000억 원으로 40%를 차지하고, 관련 용품이 약 1조원, 그리고 서비스가 약 8800억 원으로 각각 25%, 22% 점유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의료분야와 금융도 각각 10%, 3% 순으로 나타났다. (출처:한국반려동물신문)

이제 반려동물 시장은 취미나 볼거리 정도가 아니라 하나의 고정 매출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포천이 반려동물 카페의 성지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민간의 영역이라 하여 시장의 규모나 통계, 그리고 영업성에 대한 분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단순히 반려동물 카페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려동물 화장장도 포천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이것 역시 민간의 영역으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가치가 1,5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는 우리나라 반려동물 관련 기업의 대표격인 ‘펫 프렌즈’ 의 경우 사업 초기에는 커뮤니티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정보 제공과 매장을 연결하는 단순한 사업구조로 시작했다. 지금은 미국의 경우처럼 반려동물 전문 쇼핑대행 사이트로 입소문을 타면서 서비스 지역과 매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업의 성공은 대단한 아이디어나 기술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구현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 대행 사이트를 통한 고객만족이 주력 사업 아이템이다. 하지만 전문적인 응대와 제품의 라인업, 그리고 빠른 배송과 다양한 물건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덕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펫 프렌즈’는 2015년 창업 이후 2020년에는 매출 400억 원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드디어 매출 1,000원 억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명실상부한 반려동물 시장의 최강자인 셈이다. 

‘펫 프렌즈’의 성공은 대단한 비결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시대적인 트렌드를 잘 읽었고, 고객만족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접목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 많은 반려동물 카페는 이런 시대적인 흐름을 잘 말해주고 있다. 미래 포천의 발전 동력으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을 어떻게 만들고, 관리하며, 기획하여야 하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단순히 반려동물 카페를 홍보하고, 협의기구를 만들고 하는 형식적인 관리가 아닌 정말 시대적인 흐름을 따라 갈 수 있는 제대로 된 육성산업으로 이젠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분명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미국처럼 훨씬 더 규모가 커질 것이다. 그런 블루오션 시장을 포천이 선점하는 것은 밝은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